천연염색


1.소나무 껍질 2.대나무잎 3.진달래나무 숯 4.먹물 7.향나무 껍질 9.은행나무 껍질 19.석류나무잎 23.감 24.포도껍질 26.단풍나무잎 27.밤나무 29.국화 31.양파 32.장미 33.검정콩


1. 소나무 껍질
소나무 둥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더덕더덕 붙은 껍질이 마치 이골 저골 높고 깊은 산골을 보는 듯 하다. 사람사는 것도 이와 비슷하여 어떤 이는 표면에 있어 빛과 바람을 한껏 받으며 사는가 하면, 어떤 이는 골 깊은 산골에 숨은 채 그늘과 그윽함을 즐기며 산다.
소나무는 겉껍질과 속껍질 모두다 염재로 쓸 수 있다. 겉껍질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가마솥에 넣어 온종일 끓인 다음 그 물을 밭아 쓰면 되고, 속껍질은 베어낸 즉시 벗겨서 삶아 쓴다.

□ 재 료 : 소나무속껍질 5kg, 황산철 수용액(물 2리터에 0.5g을 녹인 것) 20ℓ
□ 방 법 :
① 마르지 않은 소나무 속껍질은 물을 잘박하게 붓고 1시간 동안 삶아 염료를 우려낸다. 마른 것일 경우에는 미리 따뜻한 물에 하룻밤 동안 불렸다가 두번 우려낸 물을 합탕한다.
② 젖은 천을 넣어서 30분간 고루 뒤적인 다음 건져낸다.
③ 물기가 가신 천을 황산철 수용액에 20분간 매염처리한다.
④ 매염이 끝난 직물을 건져내어 꼭 짠 다음 다시 염액에 1시간 동안 골고루 뒤적여 가며 침염한다.
⑤ 염료추출액의 농도를 진하게 하거나 염색횟수를 늘리면 진한 색을 얻을 수 있다.
⑥ 직물에 따라 색상이 다소 차이가 있으나 동에서는 맑은 연두색이, 철장(염화철, 황산철도 비슷함)에서는 회색에 가까운 검은 색이 든다.
⑦ 매염처리를 하지 않으면 연한 밤색이 드는데 속껍질의 경우 비교적 견뢰도가 괜찮은 편이다.

전통적으로 나무의 수피를 염재로 사용한 경우가 많다. 그것은 나무의 수지성분이 일종의 고착제 역할을 하여 특별한 매염재 없이도 염색이 잘되기 때문이다. 노인들의 말에 의하면 일제 말엽에 군복이나 초망(고기잡는 그물) 염색에 소나무껍질을 이용하곤 했다고 한다.



2. 대나무잎
대나무는 사시사철 푸르기 때문에 어느 때나 이용할 수 있지만 특히 푸른 잎들이 적은 겨울철에 이용하면 아주 요긴하다. 왕대, 솜대, 시누대 무엇이나 다 좋으나 솜대 중에서도 잎이 촘촘한 빗자루 대를 쓰면 좋다. 잎을 구하기가 마땅치 않으면 한약 건재상에서 대나무의 껍질을 긁어낸 죽여를 구해 써도 된다. 대나무 잎이나 죽여를 삶으면 물 위에 연한 기름이 뜬다. 이것은 염색했을 때 얼룩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걷어내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재 료 : 대나무잎 10kg, 삭산동 수용액(물 3ℓ에 0.5g을 녹인 것) 20ℓ
□ 방 법 :
① 대나무 잎을 솔에 가득 채운 뒤 물을 잘박하게 붓고 1시간동안 삶아 염료를 우려낸다. 40분정도 지난 뒤에 한번 뒤집어 준다.
② 우려낸 염료를 5등분하여 다섯차례 염색의 원액으로 사용한다.
③ 젖은 천을 넣어서 30분간 고루 뒤적인 다음 건져내어 삭산동 수용액에 20분간 매염처리한다.
④ 매염이 끝난 직물을 건져내어 꼭 짠 다음 다시 염액에 30분간 고루 뒤적여가며 침염과 매염을 네번 더 반복한다.
⑤ 염료 추출액의 농도를 진하게 하거나 염색 횟수를 더 늘리면 짙은 색을 얻을 수가 있다.
⑥ 명주에는 누른빛이 도는 연두색이, 면에서는 연한 노란색이 든다.

일부에서는 시금치, 부추, 쑥 등을 염재로 녹색염색을 하고 있으나 엽록소를 이용한 염색은 모두가 다 시간이 지나면 갈색으로 변한다. 햇빛을 받거나 세탁을 하면 단번에 변하지만 꼭꼭 싸매어 두어도 오래가지 못한다.
녹엽을 이용한 녹색염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3. 진달래나무 숯
숯 염색은 승가에서 많이 했던 방법이다. 숯은 보통 불이 막 사윌 즈음 물을 뿌리거나 재를 덮어서 만든다. 염색할 숯을 만들려면 물을 뿌리기보다 숯불 상태일 때 항아리에 담아 공기가 통하지 않게 뚜껑을 꼭 덮어서 한나절 지난 뒤에 꺼내는 것이 좋다. 적은 양이면 분마기에 갈고, 많은 양이면 절구에 넣어 곱게 빻는다. 고운 체로 쳐서 덩어리가 없도록 가루를 만들어 사용한다.

□ 재 료 : 진달래나무 숯 1kg, 물 10ℓ
□ 방 법
① 숯가루를 광목으로 만든 베주머니에 넣고 뜨거운 물에 1시간 정도 담가 두었다가 미지근해지면 치대어서 숯물을 빼낸다.
② 오래 치댈수록 곱고 진한 색이 나온다. 염료를 3등분하여 3회 염색의 원액으로 쓴다.
③ 따뜻한 물에 담갔다가 탈수한 천을 염액에 넣은 다음 30분간 골고루 주물러 치댄다.
④ 염색이 끝난 직물을 건져내어 짜지 말고 그대로 햇볕에 말린다.
⑤ ③, ④의 방법을 두번 더 반복한다.
⑥ 무명과 면에는 회색이 들고 명주에는 검은색이 든다.
진달래뿐만이 아니라 철쭉, 영산홍의 뿌리도 괜찮다. 이들의 뿌리는 다른 나무에 비해 결정이 고운 편이어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이 된다. 채록을 다녀보면 참숯을 쓴 집도 있는데 얼룩이 심해서 고운 베는 못하고 무명베 바지, 승복 등에만 했다고 한다.
숯으로 염색할 때 직물을 비틀어 짜면, 짜낸 자국이 그대로 얼룩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염액의 양을 많이 준비하여 넉넉한 물에 오래 치대어서 염색하는 것이 얼룩을 줄이는 방법이다. 숯 염색 역시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데, 숯이나 황토는 염료라기 보다는 안료(顔料)에 가깝다.



4. 먹물
먹물이라 하면 두 가지 상반된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나는 조지훈 님의 시 '승무'에서 '번뇌는 별빛'인 곱디고운 비구니의 한없이 겸허한 맑음과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같은 촌부들이 말하는 '먹물 많이 먹은 사람들'의 꾀 많은 허세가 그것이다. 먹물염색은 불가에서 소유와 집착을 버린다는 정신적 가치가 더 중요시되는 색으로 아낌을 받지만 더러움을 잘 타지않는다는 실용적인 면까지 있어서 매력적인 염재이다.

□ 재 료 : 잘 갈아진 먹물 1ℓ, 빙초산 용액 10ℓ(여름철 냉국의 새콤한 맛 정도)
□ 방 법 :
① 고운 먹을 갈아서 진한 염액을 만든 다음 미지근한 물에 색 농도를 조정하여 희석해둔다.
② 염색할 천을 3시간 정도 고루 뒤적여가며 담가둔다.
③ 건져서 짜지 말고 햇볕에 바싹 말린다.
④ 말린 천을 빙초산용액에 담근 뒤 20분 정도 골고루 뒤적여 가며 끓여 준다. 이렇게 하면 얼룩이 많이 생기지 않는다.
⑤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헹군 다음 말린다.
⑥ 직물보다 사방 10cm이상 큰 갱지를 펴서 말린 천을 감아싼 다음, 크고 깊은 찜통에 물기가 닿지 않도록 한시간 정도 열처리를 한다. 이렇게 후처리를 하면 색감이 더 좋아진다.

먹은 노송을 태워 만든 송연묵, 씨앗에서 얻은 기름을 태워 만든 유연묵, 광물유의 그을음으로 만든 양연묵이 있다. 재래의 먹은 송연을 많이 사용하였으나 요즘은 카본블랙으로 만든 양연묵이 거의 대부분이다. 품질이 좋지 않은 먹이나 먹물로 제조된 것을 쓰면 먹물특유의 광택이 없고 색감이 선명치 못하다.



7. 향나무 껍질
창 밖의 향나무가 봄빛이다. 늘푸른 나무라도 계절에 따라 색이 다르다. 보이는 빛깔을 잘 관찰하면 계절이나 사람의 심상이 눈에 보인다. 봄이면 노름한 색이 먼저 오르다가 점차 연두빛을 띤 녹색이 된다. 여름엔 청색이 바치는 녹색, 가을은 누른 끼가 다분하고 겨울에는 검은 빛이 많은 녹색이다. 향나무는 이른봄이나 늦가을에 전정을 할 때 나무의 껍질을 벗겨서 염색을 하면 된다.

□ 재 료 : 향나무 껍질 2kg
□ 방 법
① 굵은 가지와 잔가지의 껍질을 벗겨 건더기 높이의 배가 되도록 물을 붓고 한시간 이상 푹 삶는다.
② 초탕을 우려낸 다음, 재탕 역시 같은 방법으로 우려낸다. 초탕과 재탕을 합한다.
③ 정련한 천을 3시간 정도 고루 뒤적여가며 담갔다가 건져서 짜지않고 말린다. 다 마르면 맑은 물에 헹구어 낸다.
④ 견이나 양모는 특별히 매염처리를 하지 않아도 좋다. 생명주일 경우에는 향나무 속껍질 색이다. 매염처리를 하면 직물에 따라 색상이 다르나 면일 경우 철매염에서 겨울 향나무잎의 색이 나고 동매염에서는 붉은 밤색이 된다.
⑤ 진한 색을 내고 싶을 경우 염재를 많이 준비하여 진한 염액에 횟수를 반복하는 법이 가장 좋다.

향나무 수피에는 탄닌질과 수지-정유성분이 있어서 매염처리를 하지 않아도 견뢰도가 좋으며 염색을 한 직물은 특유의 향이 있다. 향나무는 측백나무과에 속하는데 같은과의 편백, 화백, 눈향, 뚝향, 섬향, 노간주, 연필향 등이 거의 비슷비슷한 색을 낸다.



9. 은행나무 껍질
무엇에 미쳐서 정신없이 일 하다보면 얻는 게 너무나 많다. 그 중에서도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다"라는 사실은 내게 참으로 많은 것을 알게 했다. 이 분명한 명제를 항시 잊지 않고 산다면 분명 깨달음의 빛을 볼 수 있으리라. 그것을 잊어버리고 맺은 인연이나 일은 늘 한계가 있다.
100종이 넘는 염재를 만지고 나자 보기만 해도 대략 안다는 자만이 차 있을 때였다. 아는 님이 "뜰의 은행나무를 베었으니 껍질을 벗기랴?"고 물었다. 은행나무 껍질은 약간 폭신한 맛이 있어 겨울나무에 기대어도 냉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니 그 온화한 성질에 무엇이 있으랴 하는 생각이 들어 그냥 두라고 했다. 님은 미안해서 그러나보다 여기시곤 두자루를 벗겨 왔다. 송구스런 맘이 들어 일을 시작했다. 결과는 아래의 발색 표와 같다.
익은 열매의 색, 구운 열매의 속살 색, 단풍잎의 색, 상처아문 줄기의 색, 보이는 껍질의 희끄무레한 색매 속에 이어 저런 속마음이 숨어 있었을까! 예술가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보지 못하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그래서 천연염색은 예술이다.

□ 재 료 : 은행나무 껍질 5kg, 삭산동 수용액 10ℓ(물 2ℓ에 0.5g을 녹인 것)
□ 방 법 :
① 은행나무 껍질을 속에 가득 채운 뒤 물을 잘박하게 붓고 2시간 동안 삶아 염료를 우려낸다(1시간 정도 지난 뒤에 한번 뒤집어 준다).
② 우려낸 염료를 5등분하여 2-5차 염색의 원액으로 쓴다.
③ 준비된 직물은 삭산동 수용액에 20분간 선매염 처리를 한다.
④ 매염이 끝난 직물을 건져내어 꼭 짠 다음 염액에 30분간 고루 뒤적여 가며 침염과 매염을 네번 더 반복한다.
⑤ 염료 추출액의 농도를 진하게 하거나 염색 횟수를 더 늘리면 짙은 색을 얻을 수가 있다.
⑥ 면이나 명주에는 밝은 밤색이 든다.

나무 수피로 염색을 할 때는 봄에 하는 게 좋다. 물이 오를 때라 껍질이 쉽게 잘 벗겨지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집집이, 거리거리에 전정을 하고 나온 나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은행은 이파리도 재미있다. 생명주에 들이면 가무스름한 회색빛이 난다.



19. 석류나무잎
일본의 주직(주織) 중요무형문화재인 시무라 후쿠미(77)의 천연염색 염직전(染織展)이 서울 초전 섬유박물관에서 열렸다. 실을 염색하여 문양을 직조한 그 사람의 기막힌 작품들은 구도자적인 근기(根氣)와 지극한 정성이 예술의 정수가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난 9일 염색시연이 있었는데, 곳곳의 장인들을 만나는 여행을 하면서 길섶에서 찾았다는 꼭두서니와 목련의 나뭇가지가 염재였다.
이 자리에서 "나는 이 풀을 처음 해보아서 잘 알지 못하지만 여러분과 함께 그 결과를 탐구하고자 한다" "염색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풀들에게서 색을 가져오는 일로, 색의 한시적인 생명을 연장해주는 것 뿐이다"는 등의 진솔하고 철학이 담긴 말들로 아름다운 작가의 마음바탕을 보여주었다.
작품의 기예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작가의 '사람다움'만큼 사람을 감동시키지 못한다. 모든 일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다움'으로의 완성과 사람을 넘어선 고양된 정진의 길을 제시하는데 있다고 본다. 염색도 그런 점에서 접근하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재 료 : 석류나뭇잎 5kg, 칼리명반 수용액 10ℓ(물 1ℓ에 0.5g을 녹인것) 삭산동 수용액(물 1ℓ에 0.5g을 녹인것), 생명주(깨끼용 명주) 10m
□ 방 법 :
① 석류나뭇잎을 따서 물을 잘박하게 붓고 1시간동안 삶아 염료를 우려낸다.
② 우려낸 염료를 3등분하여 3차 염색의 원액으로 쓴다.
③ 정련한 직물을 2분간 침염하고, 20분 매염의 방법을 3회 반복한다.
④ 생명주에는 노릇하고 파름한 색이 든다.
⑤ 열탕추출법에 의한 염색방법은 거의가 다 유사하지만 염재의 성질을 잘 알려면 이용부위와 시기를 잘 살피는 탐구심이 필요하다. 석류는 잎, 열매껍질, 나무수피 순으로 색이 잘 든다. 전정하고 버린 잔가지는 잘라서 쓰고 이파리는 삼복이 지난 뒤면 더 좋다.



24. 포도껍질
옛 기록이나 우리말을 보면 녹색을 녹(綠)이라 표현한 경우가 드물고 청송(靑松), 청초(靑草), 청태(靑苔), 청매(靑梅), 청림(靑林) 등 청으로 표현한다. 녹색을 파란 색(靑)으로 통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물을 칭하는 이름자를 가만히 보면 어릴 때의 모양을 보고 지어진 것이 아니라 원래의 본성이 자라다 어느정도 형태를 지닌 시기의 모양과 태를 보고 만든 것이 대부분이다. 식물이 어릴 때는 누런 색을 띤 녹색이지만 나이를 먹으면 푸른빛을 띤 짙은 녹색이다.
한여름 무성한 잎들의 군락이나 소나무 우거진 먼 산 빛을 보면 과연 청색으로 가득하다. 노인들은 여러해살이 나무나 사람에게만 나이가 있는 게 아니고 한해살이 풀도 나이를 먹는다고 한다.
한해살이 풀의 나이를 육십으로 보는데 초복까지를 스물, 중복까지를 서른, 말복까지를 마흔으로 보는 것이다. 빛살이 가장 충천한 하지 전후 여름의 열흘,스무날을 10년(年), 열살로 본다는 뜻이 얼른 들으면 엉뚱한 말처럼 들리나 식물을 만지다 보면 그 말씀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 이 무렵의 잎새들은 누런빛이 줄어들고 푸른빛이(靑) 진해진다. 삼복이 지나면 일세대인 잎들은 노화를 보이고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열매가 튼실해지기 시작한다. 그런 자연의 이치에 따라 식물의 잎을 이용해 하는 염색은 삼복무렵에 하는 게 염료효율이 가장 좋고 열매를 이용하는 것은 추분전후가 좋다. 염색에 이용하는 포도껍질은 9-10월의 것을 쓰고 속성재배된 것보다 노지에서 빛살을 충분히 받고 익은 것을 쓴다.
포도 알맹이는 쓰지 않는 게 좋은데 알맹이 속에 많이 들어 있는 포도당이 직물표면에 붙어 있다가 변·퇴색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 재 료 : 흑포도 껍질 5kg(포도는 엠비에이나 캠벨이 좋음), 철장액, 삭산동, 명반, 잿물 용액(물 2ℓ에 매염재 2g을 녹인 용액)
□ 방 법 :
① 포도는 껍질만 벗겨 물을 붓지 말고 그대로 삶는다. 가정에서는 먹을 때마다 식초를 조금 태운 물에 따로 모아두었다가 양이 되면 삶는다.
② 염료를 3등분하여 3차 염색의 원액으로 쓴다.
③ 침염 30분, 매염 20분을 번갈아가며 염색한다.
④ 염색이 끝난 직물은 흐르는 물에 하루 이틀 담가 두어 불순물로 남아 있는 당분 성질을 빼준다.

포도 과피는 식물체에 널리 분포된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 배당체가 많이 함유되어 있고 이것이 색료로 이용할 수 있는 주성분이다. 안토시아닌은 외부반응에 민감하여 pH, 온도, 햇빛 등에 노출될 때 그 색상변화가 무척 심하다. 그러므로 포도염색은 포도의 품종, 염료추출 방법, 직물, 매염재별로 그 변수를 잘 이용하는 것이 필요한데 생명주인 경우는 색상이 보라 계열로 발색이 되며 5회이상 반복염색을 할 경우 4등급 이상의 견뢰도를 가져 실용성이 비교적 무난한 편이다.



26. 단풍나무잎
들풀이나 산자락의 초목들은 여름동안의 빛 에너지를 한껏 머금은 가을이면 온 산하가 모두다 염료밭이 되고 어느 것을 쓰더라도 제나름의 색감이 넉넉하게 풀려 나온다.
우리 서민들이 많이 써오던 단풍나무과 식물들의 잎도 훌륭한 염재가 된다. 늦께까지 청색을 띠는 신나무, 청단풍, 고로쇠, 당단풍 등은 비슷한 색을 보이는데, 이 잎들이 가지고 있는 색소와 탄닌성분이 황색, 흑색 계열로 발색이 된다.

□ 재 료 : 신나무나 청단풍 이파리 10㎏, 철장액?염화철 수용액(2ℓ에 1g을 녹인 것) 20ℓ
□ 방 법 :
① 잎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20~30분간 끓인다.
② 직물이 충분히 잠길 만큼의 염액을 준비한 후에 30분간 뒤적여가며 담가두었다가 건져내어 짜준다.
③ 직물이 충분히 잠길 만큼의 철장액(무쇠토막을 옅은 식초물에 보름이상 담가서 우려낸 쇳물의 맑은 부분)이나 염화철 수용액에 20분간 주물러가며 매염처리를 한다.
④ ②, ③의 방법을 3회이상 10회정도 반복하면 실용성이 높은 회흑색을 낼 수 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항아리 바닥에 무쇠 동강을 넣고 푸른 이파리와 물을 채워 돌로 눌러준다. 기온에 따라 3일 내지 보름정도 방치해 두었다가 그 물을 따라내어 젖은 무명천을 담가두거나 생잎을 무쇠 솥에 삶아 그 물에다 소금을 넣고 삶는 방법이 있다.
이 염색법은 일제말엽과 전쟁후 물자가 귀하던 시기에 무명이불이나 치마, 바지 등을 물들였던 방법으로 어느 지방 할 것 없이 다 했었다.



27. 밤나무
세상에 버릴 것은 하나도 없다. 사람들이 미처 사용할 곳을 찾지 못하여 ‘못 쓸것’이라 말할 뿐이라는 것을 염색을 하면서 나는 늘 깨닫게 된다.
밤나무의 가시송이가 바로 그 경우인데 나무의 수피, 잎, 알밤껍질과 더불어 아주 훌륭한 염재이다. 봄에 벌채나 가지치기를 한 나무에서 수피를, 여름엔 잎을, 가을엔 밤송이를, 겨울은 알밤껍질을 쓸 수 있으니 밤나무에서 얻는 염재는 그 이용시기도 전천후이다.

□ 재 료 : 밤송이 또는 밤껍질 10㎏, 명반 수용액(물 2ℓ에 0.5g을 녹인 것) 20ℓ
□ 방 법 :
① 밤송이나 밤껍질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40~60분간 끓인 다음 건져내고 그 물에다 다시 새 밤송이나 밤껍질을 넣고 30분간 끓여 염료를 만든다.
② 직물이 충분히 잠길 만큼을 준비한 후에 30분간 뒤적여가며 담가 두었다가 건져내어 짜준다.
③ 직물이 추이분히 잠길 만큼의 명반수용액에 20분간 주물러가며 매염처를 한다.
④ ②, ③의 방법을 3회이상 반복하면 마른 흙색, 연한 밤색을 얻을 수 있다.
⑤ 철장액이나 염화철 수용액을 사용하면 직물에 상관없이 재색, 회색, 누런빛을 띤 흑색을 낼 수 있다.

전통적으로는 나무껍질을 많이 이용했지만 땔나무를 쓸 때 이야기고, 껍질을 쓰자고 나무를 죽일 수는 없으니 행여 잘린 나무를 만나면 물이 마르기 전에 바로 벗겨야 된다. 나무껍질을 곧바로 끓여서 쓰면 좋으나 여의치 않을 땐 말려두었다가 써도 된다.
잎은 빛을 많이 받은 싱싱한 것을 따서 쓰고, 밤송이는 떨어진 직후의 것이 좋으며 비를 맞히지 않으면 오래두어도 괜찮다. 밤껍질은 많이 모으기가 어렵지만 밤 가공공장에서 버리는 것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것은 물에 담가두었다가 벗긴 것이라 색상효율이 많이 떨어지지만 시간을 넉넉히 잡으면 그리 큰 문제는 없다.



29. 국화
꽃을 따서 염색할 때는 만개했을 때보다 질 무렵에 하는 것이 좋다. 꽃이 인간을 위해서 사는게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삶을 존중해 주면서 양해를 구하는 자세가 필요함에서다. 이즈음의 들녘 산자락에는 산국이 된서리를 맞아 어미 손을 기다리른 아이처럼 지친 채로 서 있다. 들에서 자라는 산국은 재배하는 황국보다 색이 더 진하게 난다.

□ 재 료 : 산국, 황색소국 꽃(생꽃잎) 10㎏, 식초(또는 빙초산) 수용액(냉국 만들때의 새콤한 정도) 20ℓ
□ 방 법 :
① 국화꽃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40~60분간 끓인 후 건더기는 걸러낸다.
② 직물이 충분히 잠길 만큼의 염액에 30분간 뒤적여가며 담가두었다가 건져내어 짜준다.
③ 직물이 충분히 잠길 만큼의 빙초산 수용액에 20분간 주물러가며 매염처리를 한다.
④ ②, ③을 3회이상 반복하면 색감이 맑은 노란색을 얻을 숭 있다.
⑤ 식초와는 별도로 철장액이나 염화철 수용액이 준비되어 있으면 직물의 종류에 따라 카키색, 흑색 등도 얻을 수 있다.
산국은 감국, 개국화, 황국, 들국화라고도 하는데 10~11우러에 노란꽃이 피고 향기가 강하다. 한방에서는 10우러에 꽃을 채취하여 강심, 명안, 현기증, 빈혈, 기침, 두통 등의 약재로 쓴다. 산국을 직접 채취하기 어려운 이는 한양건재상에서 감국(甘菊)이라는 것을 사면 된다.
마른 꽃일 경우에는 미지근한 물에 하루쯤 불렸다가 삶아내는 것이 좋으며 불리지 않고 끓일 때는 재탕한 다음 초탕의 염액과 합한 뒤에 쓴다. 산국이건 황국이건 간에 한번으로 염색을 끝내지 말고 최소한 3회이상 10여회까지 하는게 좋다. 그래야만 물이 잘 빠지지 않고 자잘한 얼룩들이 없어진다.





31. 양파
양파는 줄기, 잎, 구근 모두가 다 좋은 색을 내는 염재로 그 이용가치가 크다. 가장 효율성이 높은 부위는 마른 껍질로 저온 저장창고 선별장이나 중국음식점에 부탁하면 많이 구할 수 있다. 먹기가 곤란한 작은 것이나 부패한 양파를 썰어 말렸다 써도 된다. 마른 껍질을 망자루에 넣어 보관하면 습기가 차지 않는 한 2~3년이 지나도 염재로서의 가치가 있다.
양파는 항산화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고 특유의 냄새가 있어서 기름이 묻는 작업복 등에 이용하면 냄새를 없애는데 좋다.

□ 재 료 : 마른 양파껍질 1㎏, 명반 수용액(2ℓ에 0.5g을 녹인 것) 20ℓ
□ 방 법 :
① 썩은 것은 골라내고 깨끗이 씻어서 찜통에 양파껍질을 절반정도 채운 뒤 물을 가득 붓고 1시간 정도 삶아 염료를 우려낸다.
② 1차 염액을 걸러낸 뒤 다시 잠길 정도의 물을 붓고 30분간 끓인 후 2차 염액을 받아낸다.
③ 1?2차 추출액을 합탕한 뒤 준비된 직물을 담가 20~40분간 골고루 뒤적여 준다.
④ 건져서 꼭 짠 다음 명반 수용액이나 철장액에 매염처리를 한다.
⑤ ③, ④의 방법을 3회 이상 반복한다. 염료 추출액의 농도를 진하게 하거나 염색 횟수를 늘리면 짙은 색상을 얻을 수 있다.
⑥ 직물에 따라 색상이 다소 차이가 있으나 명반 수용액에서는 불그레한 노란색이, 철장액에서는 옅거나 진한 카키색이 된다.

천연염료는 채취시기, 장소, 추출시간, 물의 pH, 액비의 양, 직물의 종류 등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난다. 그래서 알려진 데이터를 이용할 때는 그 변수를 미리 염두에 두고 해야만 실패가 적다. 따라서 염색을 처음하는 이는 자기자신의 자료정리가 꼭 필요하다.



32. 장미
장미는 그 기품이 있는 다양한 색감만으로도 꽃의 여왕으로 불려질 만하다. 색을 만지는 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장미의 색을 재현해보고 싶은 열망을 가진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장미염색법을 물어온다. 하지만 장미로 염색을 하면 보이는 꽃의 색이 아닌 숨어있는 색이 발색되어서 새로운 맛을 보게 된다.
염재로 쓸 장미는 꽃꽂이를 한 다음에 시든 것, 울타리에 덩굴로 피었다 지는 꽃잎들을 삶아서 써도 되지만 생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재 료 : 붉은 색의 장미 5㎏, 삭산동 수용액(물 3ℓ에 0.5g을 녹인 것) 20ℓ
□ 방 법 :
① 이파리, 줄기, 꼬투리를 따낸 장미꽃잎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30분간 삶아 염료를 우려낸다(마른 꽃잎일 경우에는 두번 우려낸 물을 합탕한다).
② 40℃ 정도로 데운 삭산동 수용액에 미리 직물을 20분간 매염처리한다(선매염법이라 한다).
③ 매염이 끝난 직물을 건져내어 꼭 짠 다음 염액에 30분간 골고루 뒤적여가며 침염한다.
④ ②, ③의 방법을 3회이상 반복한다. 염료추출액의 농도를 진하게 하거나 염색 횟수를 늘리면 짙은 색상을 얻을 수 있다.
⑤ 직물에 따라 색상이 다소 차이가 있으나 동에서는 맑은 연녹색이, 철에서는 보라색을 띤 회색이, 명반에는 누런색이 된다.

세상 모든 식물들은 저마다 고유의 색을 가지고 있어서 염재로 사용치 못할 것은 사실 별로 없다. 문제는 그 색의 견뢰도와 경제성ㅇ니데, 꽃잎의 색소는 열과 빛에 가장 불안정하다.
생잎이나 알코올 추출로는 그 불안정한 부분이 잘 걸러지지 않으므로 반드시 끓여서 사용해야 한다. 삭산동은 독성이 있으므로 미량을 사용토록 하고 가정에서 손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은 새콤한 정도의 식초물에 10원짜리 동전이나 동선으 넣어 1주일 정도 두었다가 사용하는 동매염재가 좋다.



33. 검정콩
농촌에서 자란 나는 밭둑 가에 까맣게 익은 까마중이나 오디를 즐겨먹었다. 먹을 때마다 손바닥이나 입술이 보랏빛을 띤 파란색이 물든다. 익기 시작하는 검정콩도 껍질을 까보면 파리한 보라색으로 물들어간다. 그래서 어릴땐 파란색이 익으면 검정색이 된다고 생각했었다. 염색을 하면서 아이때의 그 단순한 생각이 너무 잘 들어맞음을 기이하게 여길 때가 많다. 검정콩으로 염색을 하면 정말 파란색, 옥색이 된다.

□ 재 료 : 검정콩 5되(흑태, 청태, 쥐눈이 콩 등), 철장액 또는 동매염재
□ 방 법 :
① 검정콩은 씻은 다음 미지근한 물에 하룻밤 불려서 물을 잘박하게 부어 삶는다.
② 검은 물이 우러나면 불을 끄고 소쿠리에 받혀서 염액을 준비한다. 너무 오래 끓이지 말고 콩물이 우러날 정도로만 끓여 물은 염료로 쓰고, 콩은 말려서 가루로 만들거나 조림 반찬용으로 쓰도록 한다.
③ 염액을 2등분하여 2회 염색의 원액으로 쓴다.
④ 30분간 침염을 한 후에 철장이나 동매염재로 매염처리를 2회 반복하면 옥색으로 곱게 물든다.
⑤ 5되를 삶으면 약 3m정도 무명을 물들일 수 있다.

검정콩은 풍열을 제거하며 독성을 풀어준다. 먹는 음식을 염재로 사용할 때는 염액 추출과 더불어 식용으로서의 활용도 배려하여 작업을 하는 게 좋다. 철장액을 만드는 방법은 무쇠동강을 빙초산용액(물 2ℓ에 15~30㏄ 넣은 것)에 넣고 상온에서 1주일을 방치하면 쇳물이 우러나는데 이것의 윗물을 철장액이라고 한다.
동매염제 역시 철장액을 만드는 방법과 같은데 무쇠동강 대신 동선이나, 십 원짜리 동전을 빙초산 용액에 담가 두었다가 그 윗물을 쓰면 된다.

내용출처 : 천연염색 사이트참고

+ Recent posts